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(코로나19) 백신 개발 성과가 나오면서 백신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이 활발하다. 미국에서 중화항체 진단제품에 대해 긴급사용승인(EUA)을 내준 첫 사례가 나오면서 코로나19 중화항체 진단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 간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.
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가 시중에 나와 있지만 이 제품은 중화항체를 비롯한 IgM, IgG 등 항체들의 생성 유무를 확인하는 수준이다. 감염 이력을 확인하는 데는 쓰일 수 있지만 면역력이 형성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쓰기 어렵다.
진단업계에선 코로나19 백신 시장과 함께 중화항체 진단시장도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. 통상 백신의 감염 예방률은 50~70% 수준이다.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발 중인 메신저 리보핵산(mRNA) 백신은 임상 중간 결과에서 예방률이 90%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. 하지만 백신 접종, 검역 과정에서 면역 형성 여부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.
이미 미국에선 백신 공급 이후를 대비한 제품이 출시됐다. 지난 6일 미국 기업 진스크립트는 업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(FDA)으로부터 중화항체 진단키트에 대해 EUA를 획득했다. 업계 관계자는 “백신은 20~50달러에서 공급되지만 중화항체 진단키트는 10달러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될 것”이라고 말했다.
피씨엘은 중화항체 진단키트에 대한 임상을 마치고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. 바디텍메드는 진스크립트와 함께 현장검사(POCT)용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. 이 회사 관계자는 “항체 형성 여부만 확인하면 되는 항체진단과 달리 중화항체 진단은 키트에 바이러스와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를 심어놓고 중화항체와 합쳐지지 않은 바이러스의 농도를 봐야 하기 때문에 더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된다”고 말했다.
일각에선 중화항체 진단 시장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. 코로나19 진단 제품을 수출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“중화항체 진단시장은 독감에서도 형성돼 있지 않았던 영역”이라며 “감염 여부가 아니라 면역력 생성 여부를 보는 만큼 중화항체 진단 검사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는 제한적일 것”이라고 말했다.
이주현 기자 deep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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